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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5-06 18:04
묵시적 갱신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34,032  



먼저 용어부터 정리해보자. '묵시적 갱신(默示的 更新)'이란 계약 만기일이 되어도 임대인 임차인 간에 아무 말 없이 지나간 경우로서 보통 '자동연장'이라고 한다. 묵시적 갱신과 대립되는 '명시적 갱신(明示的 更新)'이란 기간이 끝나기 전에 계약으로 기간을 연장하는 경우로서 보통 '재계약'이라고 한다.

재계약을 구별하는 이유 - 임차인의 해지권에 있다

"자동으로 재계약된 거 아닌가요?" 참 애매한 질문이다. 질문자는 자동연장과 재계약을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 양자는 법적으로 엄연히 구별되며 주요 차이점은 임차인의 해지권에 있다. 자동연장 상태에서 임차인은 중도에 마음대로 나갈 수 있지만 재계약 시에는 그렇지 못하다. 따라서 임차인은 자동연장이 유리하다. 반대로 임대인으로서는 재계약을 해야 임차인의 일방적인 중도해지를 막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만기가 지난 후 현재의 계약 상태를 놓고 임대인은 재계약이라고 주장하는 반면에 임차인은 자동연장이라고 맞서는 사례를 자주 본다. "구두로 더 있겠다고 했잖아요?" "아뇨, 좀 생각해보자고만 했었죠." 이 경우 어떻게 결말이 날까? 그리고 계약서를 써야만 재계약으로 보는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문제와 해법을 알아보자.

자동연장에 관하여 사람들이 헷갈리는 이유가 또 있다. 자동연장이 되면 기간이 얼마나 연장되는가 하는 단순한 질문에 대해서도 답은 3가지로 나오기 때문이다. 주택은 2년, 상가는 1년 또는 6개월 이런 식이다. 왜 이렇게 복잡한가? 적용 법규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그리고 민법이라는 '3가지 안경'을 통해 자동연장에 관한 대표적인 질문들의 답을 정리해본다.

왜 임차인에게만 해지권을 주는가? - 경제적 약자에 주는 혜택

"대체 어느 법에 그런 불공평한 조항이 있느냐고요?"
도시형 생활주택을 분양받아 임대를 주고 있는 A씨는 임차인이 보낸 내용증명을 받았다. 00월 00일까지 보증금을 빼주지 않으면 법대로 하겠다고 한다. 아니 계약기간 중에 나가려면 다음 임차인을 구할 때까지 기다려야지 자기 마음대로 나간다고? 그런데 주위에 알아보니 임차인 말이 맞다고 한다. 지나간 만기일에 계약서를 다시 쓰지 않았기 때문에 임차인은 아무 때나 해지 통지 후 3개월 지나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A씨는 납득이 잘 되지 않는다.

사실 자동연장 상태에서 임차인에게 해지권을 주려면 임대인에게도 주는 것이 공평하다. 그러나 경제적 약자인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특별법에서는 임차인에게만 해지권의 혜택을 주고 있다. 한편 상가의 경우 일정규모를 초과하는 임차인에게는 이 혜택을 주지 않는다. ('일정규모'란 이 글의 끝부분 참조) 특별법이 적용되지 않고 민법의 조항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관련 3가지 법조항을 비교해보자.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 묵시적 갱신의 경우
①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해지(契約解止)를 통지할 수 있다.
②제1항에 따른 해지는 임대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그 효력이 발생한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 계약갱신요구 등
⑤묵시적 갱신의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고, 임대인이 통고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한다.

민법 제635조 기간의 약정없는 임대차의 해지통고 (내용 요약)
묵시의 갱신의 경우 다음 기간이 경과하면 해지의 효력이 생긴다.
임대인이 해지를 통고한 경우에는 6월
임차인이 해지를 통고한 경우에는 1월

요약하면 자동연장 상태에서 1)주택의 경우 임차인에게만 해지권이 있고, 2)일정규모 이하의 상가 임대차에서도 임차인에게만 해지권이 있으나, 3)일정규모를 초과하는 상가 임대차에서는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 해지권이 있다. 민법은 임대차보호법과 달리, 비록 예고기간의 차이를 두기는 했으나, 임대차의 양 당사자 간 공평을 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계약서를 다시 써야만 재계약인가 - 여러 가지 다른 방법도 있다.

문자 메시지라도 남겨 두었더라면
임대인 C씨는 기존 임차인과 다시 2년 연장하기로 구두 합의했다. 임대료 등 모든 조건은 종전대로 하기로 했다. 그런데 연장된 후 6개월 만에 임차인이 합의사실을 뒤집고 자동 연장이라 주장하면서 나가겠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항상 말로 한 합의가 분쟁의 씨앗이다. 구두계약도 계약으로 보지만, 사례의 경우처럼 상대가 부인할 때 입증 책임은 구두계약을 주장하는 임대인에게 있다. 증거나 증인을 댈 수 없다면 재계약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결국 계약서의 중요성으로 돌아간다.
"재계약 하려면 중개사무소에 가야 되는 거 아닙니까?"
반드시 계약서를 다시 쓸 필요는 없다. 기존 계약서를 꺼내 놓고 아래쪽 빈자리에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써 넣으면 된다.

"계약기간을 00년 00월 00일까지로 연장한다."

그리고 그 옆에 날짜를 쓰고 임대인과 임차인이 각각 서명하거나 도장을 찍는다. 이것도 번거롭다면 전화로 합의하면서 녹음을 해두거나, 문자메시지를 남기는 방법도 있다.

"오늘 전화로 합의한 대로 계약기간은 00년00월00일까지로 연장되었습니다."

허술하게 보이는 이 메시지 한 줄이 후일 재계약을 입증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자동연장으로 넘어가는 시점 - 만기일 전 1개월

임대인이 법규를 잘 몰라 재계약의 기회를 놓치는 사례를 보자.

"아니, 만기일이 아직 보름이나 남았는데 벌써 자동연장 되었다고요?"
임대인 L씨는 임대중인 아파트의 만기가 되면 그동안 오른 시세에 따라 보증금을 2억원에서 5천만원을 올려 받고 싶다. 그래서 만기일을 보름 정도 앞두고 미리 임차인에게 전화로 점잖게 얘기하였다. 어렵겠지만 시세에 맞춰 5천만원은 올려주셔야겠다고. 그런데 임차인의 답변이 의외였다. 이미 2년간 같은 조건으로 자동연장이 되었으니 올려줄 수 없노라고.

관련 법조항을 보면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미리 인상하겠다는 통지를 했어야 했다. 임대인은 후회가 막심하고 이런 조항을 알고 이용하는 임차인이 참 얄밉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제1항 요약
임대인 또는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갱신을 거절하거나 계약조건을 변경한다는 통지를 하지 않으면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

"그럼 한 푼도 못 올리는 겁니까? 이렇게 시세와 차이가 많이 나도?" 위의 사례에서 화가 난 L씨의 이어지는 질문이다. 묵시적 갱신이 되었다고 해도 5% 이내에서 인상을 요구할 수 있다. 이 때 임차인은 인상에 동의할 수도 있고 거절할 수도 있다. 거절할 경우 임대인은 인상 요구를 거두어들이든가 아니면 소송으로 가게 된다. 올려주라는 판결이 난다면 인상 요구한 날부터 소급 적용된다.

자동연장을 금지하는 특약을 넣어두면 어떨까? - 효력이 없는 경우와 효력이 있는 경우로 나누어진다.

임대인으로서는 재계약의 기회를 놓치는 실수를 막기 위해 계약서에 아예 다음 조항을 넣어두고 싶다.

"만기 1개월 전까지 해지 통지가 없으면 자동으로 2년 재계약 된 것으로 본다."

만약 위의 사례에서 임대인 L씨가 이 조항을 넣어 놓았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 임차인에게 법으로 부여한 혜택을 임대인이 임의로 빼앗을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0조 (강행규정)
이 법에 위반된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그 효력이 없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도 위와 같은 조항이 있다. 따라서 이 법의 보호를 받는 일정규모 이하 상가 임대차에서 자동연장을 금지하는 특약은 효력이 없다. 그러나 일정규모를 초과하는 상가일 경우 이 특약은 효력이 있다. 민법의 묵시의 갱신 조항은 강행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당사자 간의 약정이 우선한다. 요약하면 자동연장을 금지하는 특약의 효력은 1)주택의 경우 무효, 2)일정규모이하 상가 무효, 3)그 외의 상가 유효, 이렇게 정리된다.

늘 헷갈리는 묵시적 갱신 - '3가지 안경'으로 시원하게 풀어보자

묵시적 갱신(자동연장)이 복잡하고 어렵게 보이는 이유는 적용법규가 3가지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주택임대차보호법,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그리고 민법이라는 '3가지 안경'이 필요한 것이다. 경우에 맞는 안경만 제대로 골라 쓰면 답이 시원하게 보인다. 이제 묵시적 갱신에 관한 대표적인 질문들의 답을 3가지 경우로 나누어 정리해 보자

① 묵시적 갱신이 되면 기간은 얼마나 연장되는가?

모든 주택
2년
일정규모이하 상가
1년
일정규모초과 상가
기간의 정함이 없으며 임대인 임차인 모두 언제라도 해지통지 할 수 있음

② 묵시적 갱신 상태에서 해지통지하면 몇 개월 만에 나갈 수 있는가?

모든 주택
3개월 (임차인만 중도 해지할 수 있음)
일정규모이하 상가
3개월 (임차인만 중도 해지할 수 있음)
일정규모초과 상가
임차인은 통지 후 1개월, 임대인은 통지 후 6개월

③ 묵시적 갱신이 안 되기 위한 해지통지 시한은 언제까지 인가?

모든 주택
만기일 6~1개월 전
일정규모이하 상가
만기일 6~1개월 전
일정규모초과 상가
만기일까지

④ 묵시적 갱신을 금지하는 특약은 효력이 있는가?

모든 주택
무효
일정규모이하 상가
무효
일정규모초과 상가
유효
구분 주택임대차 보호법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민법
모든 주택 일정 규모 이하의 상가 일정 규모 초과하는 상가

묵시적 갱신

연장되는 기간

2년

1년

기간의 정함이 없음

해지통지 효력발생

임차인 통지 후 3개월, 임대인 해지권 없음

임차인 1개월, 임대인 6개월

해지통지 시한

만기 6-1개월 전

만기일까지

금지특약

무효

유효




일정규모 이하 상가 임차인의 범위


환산보증금 (보증금 + 월세x100) 기준

1. 서울특별시 - 3억 원 이하

2.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과밀억제권역 - 2억 5천만 원 이하

3. 광역시, 군 지역 제외, 안산·용인·김포·광주시 포함 - 1억 8천만 원 이하

4. 그 밖의 지역 - 1억 5천만 원 이하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시행령 제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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